러시아 동방교회를 장식하는 아름다운 성화!
동로마의 수도인 비잔틴 회화를 대표하는 기법!
신을 향해 받칠 수 있는 인간의 가장 비싼 제물인 황금과
신을 향해 오랜 시간 동안 인간이 그릴 수 있는 한계를 보여주는 템페라 기법으로 그려진
동방의 이국적인 아름답고 성스러운 성화들은
이콘화를 소개하는 전문서적이나 동방교회의 순례길에서나 접할 수 있을 것 같은 호기심일 뿐!
내 생활에 일부가 도저히 될 수 없을 것 같은
낯섦이 있었다.
그러나 그 낯설음이 지금은 일주일에 한 번씩 만나는 설렘이 되었다니
..
그렇게 이국적이고 상관이 없는 황금과 템페라 페인팅은
이제 호기심의 대상이 되었고
직접 동방 교회를 방문하고 싶은 욕망의 대상이 되었다.
절대적으로 객과적으로 생각을 하면
황금과 템페라 기법을 사용해서 그림을 그리는 것은 현대에는 맞지 않는 회화의 표현기법이다.
황금이라는 속물적인 가치를 통해
인간이 신에게 바치려는 물질적인 고백성사와 같은 성화들은
완벽에 가까운 좌우대칭, 알 수 없는 기호와 수사로 표현된 암호와 같은 상징,
레드, 블루 , 그린 등 원색에 가까운 단조로운 컬러 ,
숨이 막힐 듯이 정교한 붓터치로 인해
신을 향한 오랜 정진과 구도 그리고 기도의 느낌이 강하다.
한 번도 제대로 인간에게 모습을 드러내지 않는 신을 인간의 상상으로 현신화 시키는 것은
우상숭배 , 현학적인 믿음,
"보는 자 만이 믿는다. " 는 우매한 지적질로 인해
오랜 시간 동안 비판의 대상이 되어 왔지만
보지 않고는 믿을 수 없는 인간을 종교로 이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현실적이면서도 성스러운 그 무엇인가를 표현해내는 성화와 성물들이 필요했다.
동로마 (비잔틴) 제국의 예술 기법이 그대로 살아 있는 황금과 템페라 기법으로 그린 이콘화는
아직도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황금이 가지는 불변의 빛나는 아름다움
템페라 기법이 가지는 변하지 않는 색조의 견고함에 이끌려
현재에는 성화와 성물의 카테고리에서 벗어나
다양한 대상으로 시야를 넓히고 현대미술에서 요구하는 유니크한 회화의 한 장르로 인정받고 있다.
아직 한국에서는 이콘화라는 특정 종교의 성화라는 이미지가 강해서
대중화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하지만
황금과 템페라 기법이 가지는 그 유니크한 아름다움은
다양성과 대중성만 접목된다면 새로운 페인팅 기법으로 사랑받을 수 있을 것이다.
황금과 템페라 기법으로 그리는 그림은 지루하다.
스마트폰에 내장된 앱으로 단숨에 사진을 보정하고
드로잉까지 하는 시대에
패널을 짜고 캔버스에 젯소를 바르고 말리고 아교를 바르고 말리고 진흙을 바르고 말리는
일련의 과정들은 "방망이 깎는 노인"을 바라보는 화자처럼
쓸데없는 수고스러움으로 보이겠지만
오랜 시간 보이지 않는 노력으로 하나라도 빠트리지 않는 공정을 통해 완성된 그림은
시간이 가도 변하지 않는 불변의 아름다움을 가진다.
그리고 무엇보다
누구나
급하고 빠른 스마트한 시대에
나만은
느리고 또 느린 옛시대를 다시 살아보는 것은
딱 지금! 나에게 필요한 시간이기 때문이다.
그림을 통해
오래된 그림을 통해
잊으려 했던 어리석었던 날들을 반성하면서
다시 내일을 살아갈 약간의 근육이라도 만들 수 있기를!
<< 황금 템페라를 시작하면서....
by 루이 인디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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